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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다는 착각

오늘 소개할 책은 읽었다는 착각입니다. 이 책은 계속해서 이슈 되고 있는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와도 맞닿아있습니다. 흔히 문해력 문제라고 하면 아이들이나 청소년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책의 부제는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입니다. 대한민국 독서 실태 연구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의 50% 이상, 그리고 20대의 80% 이상은 교과서를 제외하고 1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반면 30대 40대 성인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50%로 뚝 떨어집니다. 이 결과를 들으면 다 큰 성인들은 공부할 일이나 시험 볼 일도 없어서 문해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 문자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인터넷 기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계약, 명세서, 설명서, 업무 할 때 주고받는 메시지와 메일 등 이게 모두 문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업의 구조가 바뀜에 따라서 세상이 요구하는 문해력의 종류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심지어 연구 결과 이 문해력을 얼마나 갖췄느냐에 따라서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 차이가 2배 이상도 난다고 합니다. 책의 내용을 빌려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대로 읽는다는 게 뭘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문맹률이 최저입니다. 글을 못 읽는 사람이 거의 없는 나라임에도 문해력이 자꾸 이슈 되는 이유는 우리가 제대로 읽을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읽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자 기호를 제대로 인지하고,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것과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결합하고, 의식적으로 텍스트를 면밀하게 관찰 분석 판단해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과정들이 너무 쉽게 생략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워낙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오는 세상에서 누구는 굉장히 미숙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뭔가를 호도하기 위해서 정보를 왜곡하고, 독자는 독자대로 읽을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으니 대충대충 읽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대충대충 읽는 시간이 누적되다 보니까 버릇이 되어버려서 글을 읽다가 질문하고 확인하고 판단하는 시간이 점점 없어지는 겁니다. 또한 점점 제대로 읽는 방법조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계속 겹치면서 문해력에 대한 이슈가 계속 떠오르는 겁니다.

충격적인 문해력 테스트 결과

이 책의 말미에는 간단한 문해력 테스트가 나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테스트를 해봤지만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2022년에 성인 350명을 대상으로 문해력을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15점 만점인 테스트인데 평균 점수가 6.19점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응시자 중에 85% 이상이 대학 재학 이상의 고등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본인이 비교적 문해력이 높은 편인 것 같다고 자신을 평가했던 사람들의 평균 점수는 7점 정도였다고 합니다. 만점자는 아예 없었습니다. 물론 이 문해력 테스트가 해보면 알겠지만 꽤 어렵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정보를 요구하는 문제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받아들인 정보를 안에서 정확하게 인지하고 해석하는데 이렇게 서툴다는 겁니다.

제대로 읽기 위한 7가지 방법

문해력에 대한 심각한 상황을 인지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깊이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제대로 문제를 읽어낼 수 있을까? 개인의 읽기 맥락에 따라 많은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100% 정답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는 보편적으로 실천해 볼 만한 7가지 읽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첫 번째, 왜 읽는지 생각하며 독서 목적을 구체화한다. 독자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을지 미리 파악해 두면 조금 더 쓰임에 맞게 정확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비포 에프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이 부분은 메타인지와도 관련 있는 말 같습니다. 내가 책을 통해 무엇을 배우기를 기대했고, 실제로 무엇을 배웠으며, 아직 무엇을 알지 못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것들을 스스로 질문할 때 독서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 세 번째, 줄 긋고 적고 그리고 써보면서 이 텍스트를 내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내가 읽은 내용을 제대로 기록해 두고 내용의 쓸모를 찾아보는 과정입니다.
  • 네 번째, 새로운 어휘를 배우면서 언어의 재료를 쌓는다. 언어학 연구에 따르면, 글 한 줄에 모르는 단어가 2개 이상이면 글의 이해도가 80% 아래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단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가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만큼, 모르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찾고 기록하고 활용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다섯 번째, 어렵고 귀찮아도 피하지 말고 하나라도 제대로 읽어볼 것. 이 부분은 난이도가 조금 있는 책들, 나한테는 낯선 용어가 들어가 있는 계약서, 약관, 통계 등을 읽을 때 명심해 볼 만한 이야기입니다.
  • 여섯 번째, 좋아요와 공유를 심사숙고해서 공유자로서의 책임을 갖는다. 우리가 잘 이해하지도 못한 근거가 불분명하고 출처가 모호한 게시물들에 공감하고 공유할 때 그 자체로 어떤 여론이나 소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합니다. 출처와 작성자, 작성자의 의도 정보의 배후나 이익 집단 타당성과 사실성 등을 잘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 일곱 번째, 가려진 이름,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을 살피면서 비판적으로 읽는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마주칠 때는 이 게시물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혹은 공격하고 있는 대상이 있습니다. 혹은 의도적으로 더 드러내는 대상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파악하는 게 독자로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이렇게 7가지가 우리가 보편적으로 무언가를 깊게 읽을 때 한번 시도해 볼 만한 방법들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볼 사람들에게

더 나아가서 이 책에서는 성인들이 주로 접하게 되는 활자 정보들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조금 더 원활하게 읽을 수 있도록 기초 교육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내용 중에는 업무 메일, 통계, 온라인 정보, 논쟁거리, 계약서, 법문서 이런 것들을 읽는 방법이 들어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무래도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온라인 정보나 논쟁거리에 관련된 챕터를 읽을 때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통계 읽기에서는 정보를 반대로 읽는 경우도 있었고, 정보의 왜곡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볼 것이라면 방대한 내용에 놀랄 겁니다. 그럴 때는 머리말과 일부는 꼭 정독해 보시고, 관심 있는 챕터와 자신 없는 챕터 한두 개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무언가를 읽어나갈 때 이 책의 내용이 순간적으로 떠오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성공하는 겁니다. 이 책은 앞으로의 독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됩니다. 눈앞에 있는 글자를 그냥 버릇처럼 읽는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읽어내며 그 맥락과 의미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이러한 읽기를 하고 싶을 겁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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