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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나 연초에는 자기 계발 책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가 바꿈과 더불어서 자기 자신을 좀 새롭게 다잡아보자는 의미인데, 그런 분들께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자기 계발 책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읽어봤을 때 웬만한 한 무더기의 자기 계발서들보다 훨씬 강하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자기 계발서들이 말하는 핵심을 모두 모아놓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놀랍게도 과학 책입니다. 책 제목은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이며, 저자는 데이비드 이글먼입니다. 이 책의 상세 분류는 뇌과학, 신경과학 책인데 도대체 뇌과학 책이 어떤 방식으로 독자에게 동기부여를 해내는지 지금부터 좀 자세히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

이 책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뇌과학책 신경과학 책입니다. 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뇌의 생후 배선입니다. 우리가 흔히 신경 가소성, 뇌 가소성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생성된 이후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바깥으로부터 정보를 구하고 적극적으로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구조가 조금씩 변화합니다. 이 뇌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 그간의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살펴보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모든 사건들과 우리가 노출되어 있는 모든 환경과 조건이 합쳐져서 지금의 우리가 됐다는 거라고 말합니다. 또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하나 보는 것, 이 책을 한 번 읽는 것 이 모든 순간들이 또 합쳐져서 이 변화의 합으로 또 내일의 우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이 책이 뇌과학 책임에도 불구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이런 말들은 굉장히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자기 계발서에서도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뇌 속에서 과학적으로 얼마나 빠르고 치밀하게 이루어지는가를 살펴보면 약간 조금 무서워집니다. 왜냐하면 내가 쌓아온 모든 시간이 내가 되는 거기 때문입니다. 그걸 알게 되는 순간 지금 내 행동에 엄청난 책임감이 생기게 되는 거죠. 얼마 전 들은 철학 강의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카르마 즉, 업보라고 하는 게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생에 죄를 지었으니까 다음 생에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평생에 걸쳐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내 삶의 습관이 되고 내 행동 패턴과 내 삶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과학과 철학은 다르게 분류되지만 같은 핵심을 말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는 1만 시간의 법칙

이 책의 작가인 데이비드 이글먼에 따르면 우리 뇌는 굉장히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경험에 의존해가면서 변화해 나갑니다. 우리 뇌의 신경회로에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각인되고,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활동이 뇌 구조를 변화시킵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바로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이 법칙은 무언가를 오래 반복함으로써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자기 계발의 언어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이 말은 부분적으로만 맞습니다. 뇌과학적으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통하려면 몇 가지 단서가 더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목표와 욕망입니다. 뇌의 신경 전달 물질 중에는 아세틸콜린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세틸콜린의 역할은 쉽게 말해 이건 중요한 거니까 잘 감지하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세틸콜린이 뇌 속에서 분비되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반복해 봤자 성과를 이루기 힘듭니다. 뇌가 무언가를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뇌에 새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아세틸콜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드는 것이 바로 보상과 목표, 욕망입니다. 의욕 없이는 신경회로의 재편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학습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 뇌과학적으로 밝히는 자기 계발의 핵심입니다.

뇌가 굳은 성인을 위한 학습법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중 자기계발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용을 한 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면 뇌가 굳어서 새로운 걸 익히기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이 말도 뇌과학적으로 보면 맞습니다. 왜냐면 뇌의 특정 영역들이 굳어지고 닫히기 때문에 아이들만큼 뭔가를 빠르게 배우고 습득하기는 조금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성인이 됐다고 해서 뇌의 모든 영역이 한꺼번에 굳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 바로 핵심입니다. 우리는 어른이 되고 나서도 혼란한 세상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가면서 생존해야 합니다. 우리의 뇌는 나이가 들어서도 거기에 맞춰 바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예전만큼 유연하지 않다고 해도 말입니다. 우리처럼 이렇게 뇌가 굳고 많은 부분이 닫힌 성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정답도 뇌과학적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뇌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내면의 모델과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차이에 있다고 합니다. 그간의 정보로는 예측하기 힘든 의외의 상황, 새로운 상황에서 뇌는 계속 학습하고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과 함께 예시로 드는 사례가 매우 흥미로워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느 학자들이 어떤 수도원에 사는 수녀님들 수백 명을 굉장히 오랫동안 연구했다고 합니다. 수녀님들이 살아있을 때는 인지기능 검사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사후에는 미리 약속받은 뇌를 기증받아 연구했다고 합니다. 사후에 뇌를 꺼내보니 굉장히 많은 수녀님들이 이미 알츠하이머에 완전히 지배된 상태, 뇌만 봤을 때는 신경망이 다 망가진 상태였다는 겁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이 수녀님들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너무나도 예리한 사고와 정상적인 행동을 유지했다는 겁니다. 이게 한두 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려 3분의 1 정도가 이런 현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살펴봤더니 이 수녀님들은 일반적인 노인분들과는 달리 수도원 내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계속해서 해나가야 했습니다. 다른 수녀님들 혹은 신자들과 교류해야 했고, 다투기도 하고, 저녁에 모여서 게임도 하고, 토론도 하고, 종교적인 고민도 하며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활발한 생활을 했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뇌가 거기에 맞춰서 고장 난 부분은 버리고 활동 가능한 부분들을 계속 개편하면서 새로운 다리들을 만들어 나간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른들에게는 새로운 자극과 활발한 정신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일화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들의 빠른 습득력과 스펀지 같은 뇌가 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책의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뇌가 완전한 유연성을 유지하면 아이처럼 무력해진다'. 우리의 뇌가 굳어진 것은 세상의 규칙을 성공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제때제때 필요한 것을 매번 새로운 노력 없이 알아낼 수 있게끔 효율적으로 잘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즉, 우리는 유연성을 어느 정도 내어주고 전문성을 얻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 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라는 책에는 뇌와 신경에 대한 정말 경이로운 실험 사례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습니다. 해당 분야의 최신 지식들이 담겨 있어서 보다 보면 굉장히 신기하고 심지어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말로만 들어서 피상적으로만 느껴지던 자기계발의 언어들이 얼마나 뇌과학적으로 근거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의 뇌와 신경에서 일어나는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아는 것 자체로도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경험을 해나가야 할지, 어떤 시간들을 축적해 나가야 할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자기 계발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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