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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어부들입니다. 이 책은 세계 5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무려 14개 문학상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 사실 책을 고를 때 수상경력이 중요하진 않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왜 많은 상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는 폭풍 같은 사건에 휘말리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나옵니다. 이 책은 마치 고대 그리스 비극처럼 불가항력적인 운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부들

어부들 줄거리 광인의 예언

형제들의 우애가 아주 돈독한 한 가족이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형들은 동생들을 굳건하고 믿음직하게 돌보며, 동생들은 사랑으로 형을 따릅니다. 어느 날 가족의 아버지가 직장 사정으로 인하여 멀리 전근을 가게 됩니다. 아버지의 부재에 아이들은 해방감을 느끼고 마을 근처의 강으로 낚시를 다니게 됩니다. 이 강은 출입이 저주받은 강으로 불리며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형제들은 몰래 출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들은 강에서 한 남자를 마주칩니다. 남자의 이름은 아불루라고 하며, 마을에서 유명한 광인입니다. 아불루는 정신을 놓아버린 후 자신의 어머니를 강간하고 동생을 죽였습니다. 이 남자는 광인이지만 동시에 예언자이기도 합니다. 그간 마을 사람들의 비극을 여러 차례 예언했었고, 그 예언은 모두 맞아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신뢰했습니다. 아불루는 큰 형인 이케나에게도 예언을 합니다. 예언의 내용은 이케나가 어부의 손에 죽을 것이라는 겁니다. 형제들은 강에서 낚시를 즐기며 스스로를 어부라고 불러왔습니다. 이켄나는 자신이 형제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라 믿게 됩니다. 결국 형제들은 아불루의 예언에 휘둘리게 되고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굳건했던 형제애는 사라지고 갈등은 극으로 치닫게 되며, 온 집안이 저주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본 비극

이 책의 화자는 형제들 중 하나인 벤저민입니다. 벤저민은 사건 당시에 9살 밖에 되지 않는 어린 나이입니다. 어린 나이인 벤저민의 입장에서는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고 무섭습니다. 아버지는 전근으로 집에 없고, 아버지만큼 믿고 따랐던 큰 형들은 예언을 듣고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형제들이 변화하고 집안의 운명이 뒤바뀌는 상황을 9살 아이의 시점에서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혼란함과 두려움이 더욱 날것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아이의 시선은 이 책의 목차에도 담겨 있습니다. 일반적인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의 목차는 대부분 독수리, 비단뱀, 참새, 곰팡이 등 명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명사들은 어린아이인 벤저민의 눈으로 본 어떤 사람의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아버지는 독수리이고, 작은 형은 곰팡이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표현력과 상징성 같은 것들이 이 책 전반에 걸쳐서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더욱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보다 보니 운명과 예언이라는 많이 다뤄지는 주제가 더욱 강력하고 두렵게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나이지리아 내전

이 책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예언으로 인한 가족의 파국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와 더불어서 이 책을 더욱 의미있게 만드는 내용이 바로 나이지리아 내전입니다. 나이지리아는 여러 부족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국가이며, 과거 식민지이기도 했습니다. 60년 이상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독립하며 정치적, 종교적으로 혼란을 겪습니다. 이 어부들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나이지리아 내전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1990년대의 안정되지 않은 정치적 상황과 그로 인해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없는 불안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매달릴 것은 종교와 미신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불루의 예언에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소설은 예언과 나이지리아 내전이 태피스트리처럼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비극적인 면모와 사회적인 면모를 동시에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국가의 특정 시대를 담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문학에서 계속 그려져 왔었던 어떤 예언과 운명이라는 것을 다룬다는 면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함을 줍니다.

 

이 책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결국 소설의 내용은 예언대로 끝나면서 가족은 무너집니다. 사실 이 소설은 거대한 은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나이지리아의 역사를 살펴보고 감상한다면 더욱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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