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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빛은 그만큼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다

닉 캐러웨이는 1922년 초여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 집을 구한다. 그는 중서부에서 살아왔으며, 예일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이다. 1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주식 채권기술을 배우기 위하여 고향을 떠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이웃인 제이 개츠비와 친구가 된다. 제이 개츠비는 롱 아일랜드의 대저택에서 매일 밤 호화로운 파티를 여는 엄청난 부자다. 그의 막대한 재산은 수많은 소문을 자아낸다. 닉은 그의 파티에서 만나는 손님 중 그의 과거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을 깨닫는다. 호화스러운 개츠비의 파티에 참가하고자 매주 토요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닉은 그후 자신의 사촌 데이지와 개츠비가 옛 연인 사이였던 것을 알게 된다. 과거 데이지는 가난한데다 전쟁터에서 돌아오지도 않는 개츠비를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부자인 톰과 결혼했다. 그러나 톰은 정비공의 아내와도 내연 관계였고, 때마침 개츠비와 재회하고 잊혀졌던 감정을 되살린다. 결국 둘의 관계는 들통나는데, 우습게도 개츠비와 데이지가 찬 타에 치여 정비공의 아내이자, 톰의 내연녀였던 머틀이 죽고 만다. 톰은 충격적인 상황에서 개츠비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윌슨에게 알려주고, 곧 데이지와 함께 떠날 준비를 한다. 개츠비는 곧 일어날 비극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수영장에서 쉬고 있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침울해하고, 데이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그때 윌슨이 총으로 개츠비를 쏴죽이고, 스스로 자살한다. 개츠비의 죽음 후 그의 장례식에서 그를 추모한 것은 닉, 헨리 게츠를 포함한 소수이다. 결국 데이지는 끝내 오지 않았고, 닉은 실망과 환멸에 빠져 본래 살던 미국 중서부로 돌아간다.

아메리칸 드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는 스콧 피츠제럴드이다. 이 소설은 1925년 발표되었으며 미국의 1920년대인 '황금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젊은 재벌인 제이 개츠비와 그가 사랑하는 데이지 뷰캐넌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 당시 미국의 꿈과 이면의 허상,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다. 개츠비를 표면적으로 보면 자수성가와 아메리칸 드림의 현신이다. 그가 쌓아올린 부는 당시 법으로 금주된 주류 밀수를 통한 것이며, 불법적인 일을 워낙 많이 해와서 어찌 보면 몰락은 예견된 것이였다. 데이지를 사랑해서 밑바닥에서 기어코 올라왔다. 다르게 보면 과거에 얽매이고 집착하느라 몰락한 셈. 개츠비를 단순하게 로맨티스트이자 호구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곧 부와 권력의 상징이다. 개츠비의 과거 회상 속에는 군대 제대 후 가장 먼저 들린 장소가 루이즈빌로 나온다. 루이즈빌은 과거 데이지와 추억의 장소이다. 그녀가 떠났음에도 그곳을 찾은 이유는 힘과 돈이 없어 사랑을 잃은 것을 과거의 추억으로 덮어씌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데이지를 되찾으려 했던 것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자 이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신 죄를 덮어 씌우는 등의 모습을 보면 또 사랑은 존재한다고 봐도 좋다. 결론을 내리자면 데이지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콤플렉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보상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사족

1925년 초판 2만 부를 냈다. 그러나 피츠제럴드가 인세로 받은 돈은 고작 100달러 남짓. 30년대가 되어서야 간신히 초판이 다 팔리고 2쇄를 찍어냈다. 그런데 2쇄는 더욱 안 팔려서 스콧이 사망할 때까지 창고에 쌓여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스콧의 사망 이후 전기가 나오고, 관심이 쏠렸다.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소설 원고이다. 2013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작가가 직접 쓴 노트와 수정본 원고가 나왔는데 340만 달러 (한화 44억 2천만 원)에 낙찰 됐다.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작품이다. 노르웨이의 숲에서도 하루키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재밌는 일화가 있다. 국내에는 1959년 첫 소개 됐는데, 이때만 해도 작품의 저작권이 살아있었다. 그러나 저작권 시효가 만료되며 출판사마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같은 작품을 여러 출판사에서 마구잡이로 찍어내다 보니 변별력은 번역 뿐이였고, 스타 번역가 모셔오기 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문학동네 판본의 번역을 맡은 김영하가 옮긴이의 말 부분에 그당시 위대한 개츠비의 번역들을 디스한다. 이 디스전은 독자들에게까지 알려져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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