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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고미야 노보루라는 일본 심리학자가 쓴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미국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고 교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일본에 돌아와서도 교수 생활을 오래 했는데, 본인은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 안에서 행정 처리해야 될 것도 많고 권력 다툼도 해야 되고 그런 게 참 싫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속 고민을 하다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해 봤더니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도 실질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는 것, 내가 배운 심리학적인 지식을 통해서 그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는 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본인이 어떻게 하나의 길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 속에는 가치관의 정립이 필요했을 테고,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꼭 필요했을 것입니다. 근데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와서 고통을 표현하는 게 다들 자신의 가치관이 명확하지 않아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심리학적인 방법을 많이 소개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두근거림과 좋아함을 구별해야 한다
첫 번째 방법은 두근거림과 좋아함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은 어떤 내가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근거림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에 해외 취업이나 어학연수를 통해 해외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이직이나 진로를 변경해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물론 이렇게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서 내가 추구하는 더 나은 상태로 가려는 움직임은 되게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경우 우리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추구해서 가기 때문에 두근거림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두근거림을 느낀다는 겁니다. 이 둘은 큰 차이가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회사에서 직장 상사가 계속 못 살게 굴면 직장을 간두고 해외로 뜨겠다는 생각을 계속합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굉장히 두근거릴 겁니다. 근데 그 두근거림의 감정은 직장 상사의 괴롭힘에서 벗어난다는 도피성 생각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쫓아서 가기 때문에 오는 즐거움과는 전혀 다릅니다. 만약에 도피성 두근거림과 내가 정말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것을 추구할 때 오는 두근거림을 혼동한다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상황이 아무리 싫다고 해도 그 싫은 것만큼 좋은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무리 직장 상사가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얻는 안정감도 있을 겁니다. 그걸 버리고 새로운 걸 쫓아가는데, 그 새로운 것이 제대로 된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면 이전에 있었던 안정감까지 사라집니다. 그때는 즐겁지 못한 상황에 상실감까지 더해져서 이전보다 불행한 상태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의 저자는 불만족스러운 현실의 상황 속에서 그래도 좋은 점들을 잘 찾아내고 거기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두근거림과 진짜로 좋아함을 잘 구별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평소에는 현실 속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만 인식하기 시작하면 나쁜 부분만 보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해 봤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좋아 보이고 두근거림을 느끼며 착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 지금 현실이 불만족스럽다면 무턱대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물어볼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현실에서 누리고 있는 즐거움과 감사한 점을 잘 생각해 보고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고 나서 마음이 평안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물어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훨씬 더 객관적이고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마티니 밸류 팩터 검사
두번째 방법은 디마티니 밸류 팩터 검사를 해보는 것입니다. 이 검사는 존 디마티니라는 사람이 고안한 검사입니다. 총 13가지 질문에 대해서 내가 3 단어로 3가지씩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 총 39가지의 단어들을 얻을 수 있겠죠. 결과로 나온 단어들 중에 가장 많이 나온 것을 바탕으로 내가 진정 중시하고 원하는 것을 가려낼 수 있는 검사입니다. 예를 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시키지 않아도 솔선수범해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돈을 가장 많이 쓰는 일이 무엇인지, 내 물건들 중에 뭐가 잘 정리되어 있는지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합니다. 그 대답들을 잘 살펴보면 내가 진짜로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게 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남들이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솔선수범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건 그만큼 내 무의식적인 심리 속에서 그 일의 가치가 되게 높다는 겁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일이나 대상에 돈을 많이 쓴다는 건 그만큼 내가 다른 것들을 희생하고서라도 추구하고 싶어 하는 심리의 상태가 반영이 된 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내가 어떤 물건을 잘 정리를 해놓는다는 건 그만큼 자주 사용하거나, 사용할 때 빨리 찾고 싶다는 겁니다. 저자가 이 검사를 추천하는 이유는 자신의 표층적인 심리와 심층적인 심리는 상당히 다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라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스스로 뭘 좋아하는지 물어봐서 나오는 대답은 의식적으로 내가 좋아한다고 여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을 반영해 주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돈이 좋다고 판단을 하는데, 깊은 곳에 내재된 심리에서는 인간적인 따뜻함,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 이런 거를 욕망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나 자신한테 질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이런 심리 검사를 이용해서 심층적인 심리를 잘 끄집어내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겁니다.
좋은 사람인 척하지 마라
세번째 방법은 좋은 사람인 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결국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치관에 의해서 규정되는 겁니다. 그런 타인의 가치관에 맞는 사람인 척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나는 내 가치관에 맞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가치관에 맞춰 좋은 사람인 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는 겁니다. 저자는 사람들을 상담해 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의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부모님의 가치관이 마치 자신의 가치관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간다는 겁니다. 꼭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생님, 직장 상사 등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을 내가 추구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문득문득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타인이 주입한 가치관을 평생 내 것이라 믿으면서 살아가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이 가치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고, 불만족스럽고 불안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타인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알려줍니다. 방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은 일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먹고 싶은 맛의 아이스크림을 먹고, 모르는 길이더라도 가보고 싶으면 그냥 가보는 것입니다. 이런 사소한 일부터 내가 원하는 대로 실행하다 보면 점점 큰 일에 대해서도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훈련이 잘 되어있지 않고, 다른 사람이 주입한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마음의 힘을 쌓아나가야 한다는 거죠. 저는 이 부분에 특히 공감이 갔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치관에 대해 물어보면 인생에 있어 크고 중요한 것을 떠올리려 애씁니다. 그러나 이런 거시적인 것들은 남들에게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진짜 내 가치관인지 아닌지 모르는 대답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애초부터 남들이 신경 쓰지도 않고, 남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상관없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면 우선 버려야 한다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에서는 내려놓다, 버리다라는 단어를 강조합니다.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무언가를 내려놓고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겠죠. 이 책에서 또 강조하는 것은 체념입니다. 체념은 한자어인데 포기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체념을 검색해 보면, 포기하다는 뜻과 깨닫다는 뜻이 같이 있습니다. 실제로 체라는 한자어에는 무언가를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다, 깨닫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나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상황 중 나쁜 것에만 집착하거나, 과거의 일 속에서 부정적인 것만 기억하거나, 남들의 가치관에 지나치게 신경 쓰면서 집착하거나, 그럴 때 우리는 진짜 중요한 내 마음은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 때 비로소 나는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