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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현실과 꿈의 경계 구운몽

선계의 육관대사 아래서 불도를 수행하던 성진은 어느날 동정호의 용왕에게 심부름을 간다. 그곳에서 여덟 선녀와 노닥거리고 온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성진은 세속의 욕망 때문에 고민한다. 이를 스승에게 들켜 여덟 선녀와 함께 세속으로 떨어진다. 성진은 양소유라는 인물로 태어나는데, 승상이라는 고위직까지 오르고 여덟 부인을 얻어 행복하게 산다. 자식도 낳고 부와 명예까지 얻는다. 이런 풍요로운 삶에 싫증을 느끼고 어차피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을 한다. 영생을 위해 신선이나 그와 비슷한 존재가 되기 위하여 관음보살을 찾아 문수보살께 예를 드려 도를 얻고, 영생을 얻기 위해 여덟 선녀와 모든 세속적인 부와 명예를 두고 떠나려 한다. 그러던 중 자신을 알고 지냈다는 스님이 나타난다. 이 스님은 신비롭고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양소유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춘몽에서 깨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양소유가 질문하자, 환술을 부려 눈앞을 혼란스럽게 한다. 양소유는 성진의 모습으로 깨어나고 만다. 꿈에서 깨어난 성진은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단 것을 깨닫는다. 육관대사에게 찾아가 속세의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것에 감사하며 눈물 흘린다. 육관대사는 꿈에서 나비가 되었다가 다시 인간이 되었었다는 꿈을 꾼 장자의 일화를 들려준다. 성진과 양소유 중 어떤 것이 꿈이며 어떤 것이 진짜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성진이 무엇이 꿈이냐며 알려달라고 하자, 곧 마음을 깨닫게 해 줄 것이며 새로운 제자가 올 것이라 한다. 곧 용왕에게 가던 길에 만났던 팔선녀가 들어오고 대사의 자비를 입어 꿈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 말을 하며 팔선녀는 얼굴의 화장을 지우고 소매의 가위를 꺼내어 머리를 자르고 비구니가 된다. 이들은 함께 도를 닦기로 결심한다. 육관대사는 이에 감동한다. 성진과 여덟 비구니가 도를 얻고, 대사에게 받은 가르침으로 중생을 이롭게 한다. 여덟 비구니는 성진을 스승으로 섬겨 보살의 도를 얻고 결국 아홉 모두 극락세계로 간다.

 

해설

조선 후기인 1687년 문신이자 소설가인 서포 김만중이 지은 환상 소설이다. 김만중은 조선 시대의 다른 사대부들과는 달리 한글로 소설을 쓴 인물이며, 한글로 쓴 문학이야말로 진정한 국문학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 문학의 고전 중 하나로 역사, 문화, 철학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한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의 소설 홍루몽과 비슷한 형식을 지니고 있는데, 시기상으로는 구운몽이 더 앞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홍루몽이 청나라로 수출된 구운몽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뜻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 설이 있다. 첫째로는 불교의 공 사상이다. 둘째는 양반들의 이상을 반영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셋째로는 양쪽 모두를 주제 의식으로 품고 있다는 것이다. 구운몽의 결말은 공 사상으로 끝난다. 그러나 결말에 이르기까지 세속적인 삶을 묘사한 비중이 훨씬 크다. 현실에서 실컷 즐기고 죽기 전에 해탈해서 더 잘 살자는 욕심처럼 보이기도 한다. 창작동기도 2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째로는 김만중이 남해로 유배를 간 시절 어머니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지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김만중이 중국의 사신으로 갔다가 그곳의 이야기책을 사 오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귀국한 뒤에야 생각나 며칠 만에 급히 썼다는 것이다. 근래에 발견된 서포연보로 인해 남해 유배시절 썼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다른 해설

자유 연애를 꿈꾸는 여성들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여권을 위한 소설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작품에 나오는 여성들은 능동적이다. 양소유라는 사내가 주인공이지만,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작품 내에서는 팔선녀가 호색한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에 따르면 일반 여성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여성이 존중받지 못했던 조선 사회에서 동등하게 사랑받고 서로 어울려 지내는 구운몽은 오히려 여성을 꽤 존중하는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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