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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우리 사회에서 이런저런 모임이 정말 많이 활성화됐습니다.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찾는 게 정말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한편 매우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동안 이루어졌던 현상은 사람들이 굳이 다른 사람들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본인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SNS도 있고 동영상을 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더 발전하다 보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다시 직접 만나는 모임들을 되게 많이 만들어내게 됐습니다. 예로부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가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견해에 대해서 태클을 거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이 철학자의 생각에 따르면 정신이 활발하게 잘 돌아가고 있고 똑똑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은 굳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거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런 주장을 한 철학자는 바로 쇼펜하우어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요즘에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철학자 중 한 명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쇼펜하우어의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전달합니다.

똑똑한 사람은 굳이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쇼펜하우어는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남에게 에너지와 시간을 쏟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진짜로 똑똑한 사람들은 굳이 그렇게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쇼펜하우어가 봤을 때 창조적인 사람들은 사람을 만나는데 굳이 신경 쓰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쇼펜하우어가 이렇게 생각을 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신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사람들은 자기 혼자 시간을 보내도 즐거움을 느낄 요소들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혼자서도 세상을 경험하며 할 수 있는 활동이 너무나 다양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는 겁니다. 글을 쓰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사회 현상을 보면서 자신만의 비판적인 견해를 내거나, 자연 현상을 보면서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정신의 활동이 정체돼 있는 사람들은 한 가지 생각밖에 하지 못합니다. 맨날 하던 생각만 하고 하던 일만 하고 느끼던 것만 느끼고 살아가기 때문에 혼자서는 삶이 되게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과 함께하는 자리에 나가서 삶을 다채롭게 만들기를 원한다는 겁니다. 쇼펜하우어는 정신의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은 나 혼자 독주회를 열 수 있는 악기의 대가 같다고 주장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정말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은 혼자 피아노를 쳐도 정말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신의 활동이 정체돼 있는 사람들은 한 가지 음밖에 낼 수 없는 악기 같다고 비유적인 주장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어렸을 때 연주하던 핸드벨을 떠올리면 한 명이 한 가지 음밖에 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동시에 연주를 해야만 하나의 곡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이란 바로 이런 모습과 같다고 주장합니다.

친목 모임은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두 번째 근거는 일반적으로 친목 모임은 능력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등산 모임을 나간다고 생각해보면, 그곳에서는 나의 독창적인 견해나 활동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능력을 내보이면 밉보일 수 있습니다. 그냥 해당 모임 안에 얼마나 잘 녹아드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등산하면서 물리학 이론에 이야기하면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반응해 주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진짜 똑똑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만의 창조적인 활동에 매진한 다음에 학술지나 플랫폼에 발표하는 것이 정말 나를 위한 활동이고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굳이 친목 모임 같은 데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는 되게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쇼펜하우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살아야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만의 활동으로 인생이 풍부할 만큼 똑똑하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이에서 위안을 얻고 재미도 얻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 일반적인 모임에서는 나의 정신을 발전시켜 줄 이야기들이 오고 가지는 않습니다. 그런 모임에만 의존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내 정신의 성장은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쇼펜하우어가 조언하는 건 사람을 만나더라도 너무 그 관계에 몰입하면서 거기서 모든 걸 찾으려고 하지는 마라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항상 그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을 해라. 그리고 나 홀로만 보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확보하고 거기서 그 관계에서 얻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어보려고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과 좌절이 가득하다

쇼펜하우어가 자기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말한 것은 그가 가졌던 행복감과 본질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고통이 가득한 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통은 굉장히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품고 나아가려 할 때 좌절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혹여 운이 좋아 목표를 이룬다 해도 과거에 내가 목표로 했던 것과 원했던 것은 더 이상 내가 목표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은 아니게 됩니다. 인간의 욕망과 현실 사이에는 항상 이렇게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간 안에 나도 변하고 세계도 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이루게 되는 건 인간의 삶에서 결코 일어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러한 구조가 있기 때문에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은 본질적으로 고통과 좌절이 항상 가득한 곳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불행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게 훨씬 더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내가 무언가를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그 지점을 향해서 나아가려고 노력해도 그 지점에 이른 순간 더 이상 그 행복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엔 좌절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대하려고 하기보다는 좀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자세로 불행을 점점 피하는 나만의 체계를 만들어 놓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겁니다. 쇼펜하우어는 기본적으로 이 세계가 지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지옥불에도 불타지 않을 나만의 방을 마련해 놓으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쇼펜하우어 생각하기에 인간의 삶이란 계속해서 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는 위험천만하고 고통이 가득한 전쟁의 상황인 겁니다.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나에게 실패가 오고 좌절이 불어닥칠지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희망을 가지고 낙원을 만들려고 해 봤자 소용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끝없는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나만의 작은 요새 하나를 갖추는 것이라는 겁니다. 이걸 인간관계와 관련지어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정말로 좌절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과연 인간관계가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쇼펜하우어는 그렇게까지 큰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인간관계란 내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가 없는 거고,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할지를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입니다. 내가 좌절의 상황에 처했을 때 오히려 나를 더 괴롭히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고 상처 주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인간관계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많은 좌절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인간관계보다는 나의 내면이야말로 내 삶에서 진정으로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나를 괴롭히고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나한테 뭐라고 해도 나의 내면을 평상시 잘 가꿔놨다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최후의 안식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우리 삶에 적용시키는 방법

쇼펜하우어는 상당히 엘리트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에 똑똑한 사람들과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을 나누고 똑똑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평범한 우리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려야하는 걸까요? 쇼펜하우어의 통찰을 우리 삶에 적용시켜 보면 평범한 인간관계를 맺으면서도 나의 정신적인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조금씩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서 쇼펜하우어는 정신의 활동이 정체되어 있는 사람들은 한 가지 음밖에 내지 못하는 악기 같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쇼펜하우어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평생 한 음만 내면서 살아갈 필요는 없는 겁니다. 충분히 노력을 통해서 독서를 할 수도 있고 음악을 열심히 들어볼 수도 있고 영화를 열심히 보면서 분석을 해보려고 노력할 수도 있고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가지려고 할 수도 있고 과학 공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내가 지금은 한음밖에 못 내는 사람이지만 두 가지 음 정도는 낼 수 있게 돼야지, 그리고 한 10년 정도 후에는 한 다섯 음 정도는 낼 수 있도록 목표를 가져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엄청난 대가가 되지는 못할 겁니다. 정말로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들처럼 능수능란하게 나의 정신을 활용하게 되는 천재적인 입장은 결코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적어도 충분히 노력한다면 우리 모두 하나의 옥타브 정도는 잘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될 때 인간관계도 훨씬 더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음만 낼 수 있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음을 낼 수 있을 때 여러 사람을 만나서 다채로운 화음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채로움이 우리의 행복한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한다면

쇼펜하우어의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는 똑똑한 사람에 대해 말합니다. 하지만 똑똑하지 않고 평범한 사람이어도 좋습니다. 꾸준히 나를 가꾸고 노력한다면 훨씬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쇼펜하우어가 가졌던 인간관계론과 행복론에 대해 생각해 보면 또 다른 시각에서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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